홈플러스 회생계획 인가, 파산은 피했지만 이게 끝이 아닌 이유

법원이 오늘 내린 결정, 회생계획안 인가

9월 2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었습니다. 표결 결과 회생담보권자조와 주주조에서 각각 100%가 찬성했고, 회생채권자조에서도 총의결권액 약 2조 4816억 원 가운데 약 1조 8836억 원이 찬성해 75.9%의 동의율을 기록했습니다.

법원이 정한 가결 요건은 회생담보권자조 75% 이상, 회생채권자조 66.7% 이상, 주주조 50% 이상의 동의입니다. 세 조 모두 이 기준을 넘기면서 재판부는 표결 직후 곧바로 인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오후 3시 30분쯤 시작된 집회는 약 2시간여 만에 인가까지 마무리됐습니다.

홈플러스 CI

관리인 자격으로 집회에 출석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홈플러스의 회생 상황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채권자들에게 깊이 사과한다”며 “흑자 점포 위주로 사업을 줄여 수익성을 확보하고 일부 점포를 즉시 매각해 채권 변제에 우선 사용한다는 점이 이번 회생계획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회생계획 인가와 파산, 뭐가 다른가

회생절차와 파산절차는 둘 다 법원이 관여하는 도산 절차지만 목적이 정반대입니다. 파산은 회사 자산을 정리해 채권자에게 나눠주고 회사를 청산하는 절차이고, 회생은 회사를 존속시키면서 채무를 조정해 정상화를 시도하는 절차입니다.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는 건 홈플러스가 제시한 변제 계획이 법적으로 승인됐다는 뜻입니다. 이제 회사는 이 계획대로 자산을 매각하고 채무를 갚아나가면 됩니다. 계획대로 변제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법원은 회생절차 자체를 종결시킵니다.

문제는 인가가 곧 완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계획대로 변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은 ‘인가 후 폐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이 경우 재판부 직권으로 파산 선고까지 갈 수 있습니다. 즉 오늘 결정은 파산으로 가는 문을 닫은 게 아니라, 정상화를 시도할 자격을 다시 얻은 것에 가깝습니다.

신청부터 인가까지 1년 6개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신청한 건 2025년 3월 4일입니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단기자금 조달이 막히자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법원은 같은 날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뒤로 1년 6개월간 여러 번 고비를 넘겼습니다.

신청부터 인가까지 홈플러스 회생절차 주요 경과

가장 위태로웠던 순간은 2026년 7월 3일입니다. 법원은 임금 지급 등 최소한의 기업 운영자금 2000억 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고, 이 여파로 7월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가 문을 닫고 영업을 임시 중단했습니다. 청산 절차로 넘어갈 뻔한 순간이었습니다.

반전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서 나왔습니다. 메리츠가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조달하면서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로 폐지 결정을 취소시켰고, 8월 13일부터 전국 매장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이후 최초 회생계획안이 총 네 차례 수정을 거쳐 이번 9월 2일 인가까지 이어졌습니다.

앞으로 매각과 상환은 어떻게 진행되나

회생계획안의 핵심은 자가점포 매각을 통한 우선 상환입니다. 폐점이 확정된 37개 점포 가운데 회사가 직접 소유한 19곳을 2028년 2월까지 우선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이 보유한 1조 3000억 원 규모의 선순위 담보권신탁채권을 먼저 갚는다는 계획입니다.

영업을 계속하는 38개 점포는 담보로 활용됩니다. 2030년에는 이 점포들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고, 2037년에는 대출 규모를 확대하거나 차환해 남은 채권을 갚을 재원을 마련한다는 일정입니다. 회사가 사용하지 않는 자가점포를 먼저 정리한 뒤, 홈플러스 자체에 대한 인수합병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매장 이용해도 괜찮을까, 소비자가 궁금한 것들

홈플러스는 8월 13일부터 이미 전국 매장 영업을 재개한 상태입니다. 이번 회생계획안 인가로 당장 매장이 다시 문을 닫을 위험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다만 폐점이 확정된 37개 점포는 순차적으로 정리될 예정이므로, 자주 이용하는 지점이 매각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홈플러스 공지사항이나 매장 안내를 통해 따로 확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상품권이나 멤버십 포인트처럼 선불로 지급한 자산은 이번 회생계획안에서 공익채권 또는 회생채권으로 분류돼 처리 절차가 정해집니다. 구체적인 사용 제한이나 환불 절차가 있다면 홈플러스가 별도 공지를 통해 안내할 사안이라, 보유하고 있다면 홈플러스 공식 채널의 공지사항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아직 남은 위험, 채권자 반발과 이행 여부

이날 관계인집회에서는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반발도 이어졌습니다. 일부 투자자는 5년에서 10년에 걸친 변제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며 1차 연도에 30% 이상, 2차 연도까지 누적 50% 이상을 우선 변제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회생계획안을 시행하면 더 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라거나 “이런 회사는 빨리 청산하는 게 국가에 이득”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가결 자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법원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채권 변제가 계획대로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면 절차를 종결할 예정이지만, 상환 계획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지 못하면 인가 후 폐지 결정을 내리고 파산 수순을 밟게 됩니다. 결국 오늘의 인가는 홈플러스에게 자가점포 매각과 영업 정상화를 실제로 해낼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의 시작인 셈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법원, 홈플러스 회생계획 인가…파산 위기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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