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5조 SK하이닉스 40조, 삼전닉스 자사주 매입 총정리

요즘 증권가에서 ‘삼전닉스’라는 말이 자주 보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쳐 부르는 은어인데, 두 회사가 동시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이 둘을 묶어 부를 일이 많아진 겁니다.

두 회사가 공시한 자사주 취득 예정 금액을 합치면 약 55조원입니다. 코스피 전체를 놓고 봐도 작지 않은 규모라, 외국인과 개인이 주식을 팔아치우는 와중에도 코스피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자료 : 뉴스1


자사주 매입이 뭐길래 이렇게 화제인가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자기 돈으로 자기 회사 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이는 겁니다.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당순이익이 올라가고, 회사가 나서서 자기 주식을 사들인다는 신호 자체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는 게 소각입니다. 사들인 주식을 다시 시장에 팔지 않고 아예 없애버리는 겁니다. 매입만 하고 나중에 임직원 보상이나 다른 용도로 다시 풀리면 효과가 줄어들지만, 소각까지 하면 발행 주식 수 자체가 영구적으로 줄어듭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이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AI 메모리 호황이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현금이 쌓이면서, 주가가 실적과 성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삼성전자 15조와 SK하이닉스 40조, 뭐가 다른가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은 규모만 다른 게 아니라 목적과 방식도 다릅니다.

구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매입 규모 15조원 40조원
매입 기간 8월 24일 ~ 11월 21일 8월 20일 ~ 11월 19일
발행주식 대비 비중 시가총액 대비 약 0.91% 발행주식 약 3.3%(2,407만 주)
매입 목적 임직원 주식보상 재원 확보 자기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소각 여부 소각 계획 없음 취득 물량 전량 소각

삼성전자의 15조원은 성과인센티브, 특별경영성과급 같은 임직원 주식보상에 쓸 재원을 마련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월부터 7월까지만 임직원에게 주식으로 지급한 보상이 1,053만 주, 현재 시세로 2조 6,950억원어치에 달합니다. 앞으로 지급할 성과연동주식보상(PSU)과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까지 더하면 훨씬 큰 규모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15조원은 삼성전자가 8월 21일 이사회에서 함께 의결한 90조에서 110조원 규모 주주환원 방안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3분기 현금배당 30조원을 포함한 전체 그림 안에서, 자사주 매입은 임직원 보상용으로 따로 떼어둔 항목인 셈입니다.

SK하이닉스 로고. 자료 : 뉴스핌

반면 SK하이닉스의 40조원은 처음부터 소각을 전제로 한 결정입니다. 이사회 결의 전날 종가 166만 2,000원 기준으로 2,407만 주, 발행주식총수의 약 3.3%에 해당하는 물량을 사들여 전량 없앨 계획입니다. 국내 상장사의 자기주식 소각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말 순현금이 약 69조원까지 늘어난 걸 바탕으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겁니다.


실제로 얼마나 샀나, 체결 현황

공시된 계획과 실제 체결은 다릅니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으로 두 회사가 매입을 시작한 이후 실제 체결한 금액은 총 10조 2,777억원입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980만 주를 2조 5,494억원에 매입해 전체 신고 수량의 18.39%를 소화했습니다. 5거래일간 하루 평균 196만 주, 약 5,099억원어치를 사들인 셈입니다.

SK하이닉스는 455만 주를 7조 7,283억원에 매입해 신고 수량의 18.9%를 채웠습니다. 7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65만 주, 약 1조 1,040억원어치가 체결됐습니다.

두 회사 매입 물량은 증시 통계에서 ‘기타법인’ 매수로 잡힙니다. 8월 20일부터 27일까지 6거래일 연속 기타법인이 하루 1조원대 순매수를 기록했고, 누적 순매수액은 8조 5,707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달 초 3일부터 18일까지 11거래일간 기타법인 순매수가 1,110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흐름입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5조 9,100억원, 개인은 3조 2,215억원어치를 팔았습니다. 종목별로 보면 기타법인은 삼성전자를 1조 9,557억원, SK하이닉스를 6조 5,244억원 순매수했습니다.


55조 중 아직 46조가 남았다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남은 매입 여력이 더 큽니다. 8월 27일 기준으로 기타법인의 두 종목 누적 순매수액이 8조 4,802억원이었으니, 단순 계산으로 46조원 이상의 물량이 아직 시장에 풀리지 않았습니다.

매입 기간이 11월 19일과 21일까지 이어지는 만큼 이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삼성증권 권범석 선임연구원은 현재 속도가 유지된다면 기타법인의 순매수 추세가 앞으로 약 30거래일, 최소 한 달 반 정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코스피, 코스닥 시황. 자료 :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여기서 더 나아간 추가 주주환원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BofA는 삼성전자가 3분기와 4분기에 30조원 이상 특별배당, 2027년 상반기 4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 2027년 4월 30조원 규모 기말배당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되 현금배당보다 자사주 매입 비중을 높여 4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과 20조원 이상 배당을 조합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자사주 매입이 코스피를 무조건 밀어 올리지는 않는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55조원이라는 숫자가 크다고 해서 코스피가 곧바로 급등한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8월 20일 이후 코스피는 대체로 6,700에서 6,900선 사이에서 움직였습니다.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날에도 코스피 상승폭은 1.53%에 그쳤고,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5거래일 상승률은 0.70%에 불과했습니다.

이유는 자사주 매입 효과를 상쇄하는 부담 요인들이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3%대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앤트로픽의 9월 말에서 10월 초 IPO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대형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기존 주도주에서 자금이 빠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있었습니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현금환원은 지수의 하단을 지지하지만 실행 속도와 외국인 수급에서는 SK하이닉스가 더 앞서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김형태 수석연구원은 2026년 기준 두 회사의 잉여현금흐름이 약 2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주환원이 현실화될 경우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한층 강화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봐야 할 점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떠받치는 수급 요인이지, 그 자체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재료는 아닙니다. 실제로 두 회사의 매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코스피는 박스권에 머물렀고, 금리나 대형 IPO 같은 다른 변수가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다만 46조원이라는 남은 매입 여력과 11월까지 이어지는 매입 기간을 감안하면, 이 기간 동안 두 종목에 대한 하방 지지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이 “향후 몇 달간 지속될 일간 2조원에 가까운 자사주 매입은 최고의 아군이 될 것”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미래에셋증권 유명간 연구원은 코스피 기준 주주환원 금액이 2024년 59조원에서 지난해 70조원으로 늘어난 것을 언급하며,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이고 매입 여력이 큰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 대신증권, 현대지에프홀딩스, 메리츠금융지주, 크래프톤, KB금융 등도 현금 흐름이 우수해 추가 주주환원 가능성이 거론되는 기업으로 꼽힙니다.

이 글은 한국거래소 공시와 한국일보, 이비엔(EBN)뉴스센터, 중앙이코노미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스핌, 한국경제 등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인용된 매입 규모와 체결 금액은 2026년 8월 28일 보도 기준이며 이후 실제 체결 현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투자 판단 전에는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최신 공시를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참고한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손익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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