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상속세 증여세 폐지 논의, 배우자공제 30억이라는 말만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9월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부부 간 상속세와 증여세를 전면 폐지하겠다”라고 밝히면서 관련 검색이 크게 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발언은 아직 법으로 확정된 내용이 아니고,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 수준입니다. 그런데 세금을 줄이려고 위장 이혼까지 고민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습니다.

이 글에서는 부부간 상속세 증여세 폐지 논의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그리고 그보다 먼저 알아둬야 할 현재의 배우자 상속공제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부부간 상속세 증여세 폐지 논의, 지금 뭐가 확정됐나

정점식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보완수사권 부활, 사전투표제 폐지 등과 함께 국민 재산 보호 방안의 하나로 부부간 상속·증여세 전면 폐지를 제시했습니다.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도 앞서 배우자 상속세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다만 이건 원내대표의 연설과 의원 발의 단계일 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이 아닙니다. 여야 모두 상속세 부담을 낮추는 방향에는 공감대가 있어 어떤 형태로든 손질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지만 폐지 여부와 시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발표가 나올 때마다 세금을 피하려고 위장 이혼을 검토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실제로 이혼 상태가 되면 재산분할·양육권 문제까지 법적으로 발생하고 실제 이혼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적지 않으므로 권할 만한 방법이 아닙니다.

배우자 상속공제란 무엇인가, 30억까지 다 받는 게 아닙니다

지금 당장 확정된 제도부터 보면, 배우자가 상속받을 때는 배우자 상속공제라는 이름으로 최소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30억원은 누구에게나 자동으로 적용되는 숫자가 아닙니다.

세법은 다음 세 가지 금액 중 가장 작은 금액만 배우자 상속공제로 인정합니다.

배우자 상속공제는 셋 중 가장 작은 금액까지만 인정됩니다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금액이 5억원 미만이거나 아예 없어도 최소 5억원은 공제됩니다. 반대로 실제 상속받은 금액이 30억원이 넘더라도, 법정상속분에서 상속 개시 전 10년 이내에 미리 증여받은 재산의 과세표준을 뺀 금액이 그보다 작으면 그 작은 금액까지만 공제받습니다. 배우자가 실제로 30억원을 상속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30억원 전액이 공제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배우자 상속공제 30억을 다 받으려면 신고 기한을 지켜야 합니다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를 최대한 채워 받으려면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 기한의 다음 날부터 9개월이 되는 날까지 배우자의 상속재산을 실제로 나누고, 부동산처럼 등기·등록·명의개서가 필요한 재산은 그 절차까지 마쳐야 합니다.

이 기간 안에 재산 분할과 등기를 끝내지 못하면 배우자가 실제로 받기로 한 몫이 아무리 커도 공제 한도가 최소 수준인 5억원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상속인 간 협의가 늦어지거나 부동산 등기 절차가 밀려서 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실제로 있는 만큼, 배우자 상속공제를 계획한다면 이 9개월 기한부터 달력에 표시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생활비 통장도 증여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상속뿐 아니라 평소 부부 사이 자금 이동에서도 증여세가 걸릴 수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배우자로부터는 10년간 합쳐서 6억원까지 증여세 없이 재산을 받을 수 있는데, 이 한도를 넘기지 않더라도 생활비 통장 운용 방식에 따라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매달 생활비 명목으로 아내에게 돈을 보내고, 아내가 그 돈을 쓰지 않고 본인 명의 계좌에 계속 모아 목돈으로 만들면 국세청이 이를 생활비가 아니라 재산 증여로 볼 수 있습니다. 생활비로 받은 돈은 써서 없어져야 생활비이고 남아서 쌓이면 그 순간부터는 증여로 판단될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축 자체를 하려면 그 돈의 소득 원천이 실제로 누구 것인지가 분명하게 남도록 관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속세 폐지가 쉽지 않은 이유

부부간 상속세 증여세 폐지를 포함해 상속세 완화 논의가 계속 나오는 것과 별개로, 상속세는 국가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세목입니다. 세율을 낮추거나 공제를 늘리는 방향의 개정은 여야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세수 감소를 감수하면서 아예 전면 폐지까지 가는 결정은 그보다 훨씬 신중하게 다뤄질 사안입니다.

오히려 정부 입장에서는 세율 인하나 공제 확대로 부담을 낮추는 대신, 그동안 파악되지 않았던 과세 대상을 찾아내는 세원 관리는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상속·증여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뉴스에 나온 폐지 발언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지금 시점의 확정된 법령을 기준으로 세무사와 함께 준비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부부간 상속세와 증여세는 이미 폐지됐나요?

아니요. 정점식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 의원 발의 법안은 국회 논의 단계이며 아직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한도는 얼마인가요?

배우자로부터는 10년간 합산해서 6억원까지 증여세 없이 증여받을 수 있습니다. 상속공제와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배우자 상속공제를 최대로 받으려면 언제까지 재산을 나눠야 하나요?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 기한의 다음 날부터 9개월이 되는 날까지 배우자 몫의 재산 분할과, 필요한 경우 등기·명의개서까지 마쳐야 합니다.

생활비로 받은 돈을 모아두기만 해도 증여세를 내야 하나요?

생활비 명목으로 받은 돈을 쓰지 않고 계속 모아 목돈이 되면 국세청이 증여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생활비로 쓰인 돈과 저축된 돈을 구분해서 관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23일 기준으로 확인된 국회 발언·법안 발의 현황과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규정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세무·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부부간 상속·증여세 폐지 관련 법안은 국회 심사 상황에 따라 내용과 시행 여부가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상속·증여를 계획 중이라면 국세청이나 세무 전문가를 통해 그 시점의 최신 규정을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한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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