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국가자산화, 내 개인 코인은 안전할까?

지난 8월 6일 재정경제부가 ‘국가자산 관리체계 대전환(K-Asset 혁신 프로젝트)’ 추진방향을 발표한 뒤, 크립토 커뮤니티에서는 정반대 방향의 두 가지 오해가 동시에 퍼졌습니다.

하나는 “한국도 미국처럼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오해이고, 다른 하나는 “이제 내가 정상적으로 보유한 개인 코인도 국가가 관리하거나 몰수할 수 있다”는 오해입니다.

두 가지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이 발표는 국가가 코인을 새로 사들이겠다는 정책이 아니라, 이미 압수·몰수·기부로 국가에 들어와 있던 가상자산을 어떻게 보관하고 처분할지 절차를 법으로 정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원문 발표 내용을 먼저 정리하고, 두 오해를 하나씩 팩트체크하겠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는 모습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2026년 8월 6일 국가자산 관리체계 대전환 추진방향 발표 당시. (재정경제부 제공)


8월 6일 발표, 정확히 뭐라고 했나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1950년 제정된 국유재산법을 76년 만에 전면 개정해 ‘국가자산기본법’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관리 대상의 확장입니다. 그동안 부동산 중심으로 소유·보존하던 국유재산 체계를, 지식재산과 증권·출자, 가상자산까지 포괄하는 통합 관리 체계로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유재산 규모는 1402조7000억원으로, 2001년 188조3000억원의 7배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가상자산 항목이 새로 들어간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동안 공공기관이 범죄수익 몰수·추징이나 기부로 취득한 가상자산을 처리할 법령 자체가 없어서, 각 기관의 내부 가이드라인에만 의존해왔기 때문입니다. 2026년 4월 기준 중앙정부가 보유한 가상자산은 약 780억원 규모이며, 기관별로는 국세청 521억원, 검찰청 234억원, 경찰청 22억원, 관세청 3억원 순입니다.

공공기관 보유 가상자산 약 780억원 규모를 국세청 521억원, 검찰청 234억원, 경찰청 22억원, 관세청 3억원 순으로 나타낸 막대그래프

국세청은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을, 경찰청은 두나무(업비트 운영사)를 가상자산 수탁 사업자로 각각 선정해 보관을 맡기고 있습니다. 법안 초안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총괄 연구기관을 맡아 외부 전문가 6명이 포함된 민관 합동 작업반을 운영하며 2026년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이고, 이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화됩니다. 거버넌스 쪽에서는 기존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국가자산관리위원회’로 확대 개편합니다.

오해 1 : 한국판 SBR인가요?

미국은 2025년 행정명령으로 정부가 압수한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자산(Strategic Bitcoin Reserve, SBR)으로 지정해 매각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는 정책을 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예산 중립적인 방식으로 추가 매입까지 검토하는 것이 SBR의 핵심입니다.

이번 한국 발표를 이 틀에 겹쳐 보면 오해가 생깁니다. 하지만 두 정책은 방향 자체가 반대입니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가상자산을 준비자산으로 지정하거나 시장에서 새로 매입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처분 원칙은 “취득 직후 경매를 통한 매각”입니다. 대량 매각이 시장에 충격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 분할 경매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 역시 보유가 아니라 파는 쪽 절차를 다듬는 것입니다.

즉 78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은 수사기관이 압수한 물량과 징세기관이 압류한 물량, 최종 처분을 기다리는 물량이 섞여 있는 상태이고, 이번 법제화는 이 물량을 준비자산으로 전환하는 게 아니라 공공 커스터디와 회계·처분 규정을 연결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미국 SBR과 한국 몰수 가상자산 처분을 목적, 기본 방향, 대상 자산, 개인 보유 코인, 시장 영향 기준으로 비교한 표. 미국은 정부가 시장에서 직접 매입하는 반면 한국은 취득 직후 경매 매각이 원칙임을 보여줌

정리하면, 미국은 사는 정책이고 한국은 파는 절차를 정하는 정책입니다. 이름만 비슷해 보일 뿐, 실제 방향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오해 2 : 내 개인 코인도 몰수 대상인가요?

두 번째 오해는 정반대 방향에서 나옵니다. 국가가 가상자산을 관리하는 법을 만든다니, 내 지갑에 있는 코인도 언젠가 국가가 들여다보거나 가져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해당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48조는 몰수 대상을 범죄행위와 관련된 유체물이나 관리할 수 있는 동력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무형자산인 가상자산은 애초에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가상자산이 몰수되는 근거는 별도로 존재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입니다. 이 법에 따른 몰수는 아무 범죄에나 적용되는 게 아니라, 법률이 정한 특정범죄(대표적으로 사기죄 등 재산범죄)에 연루된 경우로 한정됩니다. 수사기관이 범죄수익으로 확인한 코인을 압수·추징하는 절차이지, 범죄와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개인 코인을 국가가 살펴보거나 가져갈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번 국가자산기본법 개편도 “무엇을 몰수할지”를 새로 정하는 법이 아닙니다. 몰수 여부는 기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체계 그대로이고, 이번 법은 “이미 몰수된 자산을 그다음에 어떻게 보관하고 처분할지”를 정하는 절차법 성격입니다. 몰수 요건 자체가 바뀌는 게 아니므로, 범죄와 관련 없는 개인 보유분은 이 논의의 대상 자체가 아닙니다.

그럼 실제로 뭐가 바뀌나요

오해를 걷어내고 나면, 이번 개편이 실무적으로 정리하는 지점은 네 가지 정도로 좁혀집니다.

처분 절차의 법적 근거 신설. 지금까지는 공공기관이 몰수한 코인을 각자 내부 가이드라인으로 처리해왔지만, 앞으로는 취득부터 보관, 처분까지 법률에 근거를 두게 됩니다.

분할 경매 예외 허용. 몰수 물량을 한 번에 시장에 내놓으면 가격에 충격을 줄 수 있어서, 필요한 경우 나눠서 경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B2G 커스터디 시장 확대. 민간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수탁 위탁 범위가 법률에 명확히 규정될 예정이라, KDAC나 두나무처럼 정부 물량을 수탁하는 기업 간 거래(B2G) 시장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몰수·압류부터 민간 커스터디 보관, 취득 직후 경매 매각 원칙, 시장 충격 우려 시 분할 경매 예외로 이어지는 국가자산기본법상 가상자산 처분 절차 흐름도

마크 투 마켓 평가 방식 검토. 가상자산은 부동산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크고 개인키 관리 방식에 따라 자산 존속 여부가 좌우되는 자산이라서, 취득가액을 그대로 두는 대신 결산 시점 시가로 재평가하는 마크 투 마켓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나옵니다. 개인키 유출이나 오송금 위험에 대해서는 민간 수탁기관·거래소 연계로 관리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향이 함께 제시됐습니다.

경매봉과 디지털 도시, 캔들스틱 차트를 합성한 이미지로 가상자산 처분을 위한 경매 매각 원칙을 형상화한 일러스트

비즈워치(news.bizwatch.co.kr) 기사 삽화.

개인 투자자가 진짜 신경 써야 할 것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종합하면, 이번 발표가 개인 투자자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사실상 없습니다. 국가가 코인을 매입해 가격을 떠받치는 정책도 아니고, 정상 보유분을 몰수 대상으로 넓히는 정책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개인 투자자가 실제로 신경 써야 할 지점은 이번 발표와는 별개로 이미 존재하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가상자산 과세 제도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른 거래소 신원 확인·자금세탁방지 의무입니다. 두 제도 모두 구체적인 세율이나 시행 시기는 계속 논의 중인 사안이라, 실제 신고나 거래 전에는 국세청이나 거래소 공지 등 원 출처에서 최신 내용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바꿔 말하면, 이번 국가자산기본법 개편에서 개인 투자자가 걱정해야 할 것은 몰수가 아니라 평소와 같은 세금 신고와 거래소 규정 준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국가가 비트코인을 매입하나요?

아닙니다. 이번 발표는 매입이 아니라, 몰수·압류로 이미 국가에 귀속된 가상자산의 보관·처분 절차를 법제화하는 내용입니다. 오히려 처분 원칙은 취득 직후 경매를 통한 매각입니다.

몰수 코인은 언제 팔리나요?

원칙은 취득 직후 경매 매각이지만, 대량 매각이 시장에 충격을 줄 우려가 있으면 분할 경매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시점과 방식은 국가자산기본법 하위법령이 마련된 뒤 확정됩니다.

내 코인은 안전한가요?

범죄와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보유한 개인 가상자산은 이번 정책의 논의 대상이 아닙니다. 가상자산 몰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라 특정범죄에 연루된 경우로 한정되며, 이번 법 개편은 몰수 요건이 아니라 이미 몰수된 자산의 관리 절차를 정하는 것입니다.

법은 언제 시행되나요?

법안 초안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총괄해 2026년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며, 이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국회 입법 절차가 진행됩니다. 아직 확정된 시행 시기는 아니므로, 추진 상황은 재정경제부 발표를 통해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했으며, 특정 법안이나 정책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문 내용은 재정경제부의 2026년 8월 6일 ‘국가자산 관리체계 대전환(K-Asset 혁신 프로젝트)’ 발표와 뉴스핌·비즈워치·헤럴드경제·뉴스토마토 등의 보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관련 학술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법안은 아직 초안 단계이며 세부 내용은 향후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 과정에서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세금 신고나 법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 국세청, 관세청 등 관련 기관의 최신 공지를 반드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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